#울산신정동 #울산폐건물 #울산교회터 #울산건축기행 #태화강주변 #울산미스터리건물
울산 태화강 아래쪽, 남구 신정5동의 한적한 주택가 골목.
근처에는 번영로 세이브존도 있고,
지금은 다소 낡은 단독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에요.
그런데 그 사이에…
왠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오래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울산 신정동의 미스터리한(?) 건물입니다.

📍 위치와 첫인상
지번은 신정동 22-25번지.
도로명주소 명판은 누가 떼어갔는지 보이지 않네요.
정면에서 바라보면 금세 느껴집니다 —
“이건 일반 주택이 아니다” 라는 걸요.
벽면의 균열, 닫혀 있는 입구,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늘로 길게 솟은 탑 구조물.
도대체 이건 뭐였을까요?
🏚️ 낡은 골목, 낯선 분위기
골목길 반대편에서 보면
건물의 전체 윤곽이 조금 더 뚜렷이 보입니다.
벽돌 색이 바래고, 창문은 오래전에 닫힌 듯 먼지가 가득해요.
운이 좋게도, 옆집 옥상으로 이어진 계단을 발견해
그곳을 통해 건물 옆쪽까지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층 창문 너머로 비치는 정체불명의 실내.

🕯️ 안쪽에는 멈춰버린 시간
내부는 마치 집회장 같은 구조였어요.
입구 반대편에는 **단상(演壇)**이 있고,
천장에는 오래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죠.
곳곳에 문이 달린 작은 별실,
그리고 구석에는 낡은 의자와 집기들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아무도 손대지 않은 듯한 풍경.
정말로 ‘시간이 멈춘 공간’이었어요.
(직접 들어가 보려 했지만… 계단과 벽 사이 틈이 깊어서 포기했습니다 😅)


🕍 주민들이 들려준 이야기
이른 아침, 골목에 나와 계시던 어르신께 여쭤봤더니
“옛날에 교회였어요.”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높이 솟은 구조물은 역시나 종탑(鐘塔).
지금은 내부에 종이 남아 있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당시엔 이 일대에서 예배 소리가 울려 퍼졌을 거예요.
몇십 년 전부터는 사용되지 않은 채
그저 ‘흔적’으로만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 건축물 대장으로 확인해보니…
집으로 돌아와 건축물대장을 열람해봤습니다.
용도는 확실히 **‘교회’**로 등록되어 있었고,
사용승인일은 무려 1968년 1월.
지금으로부터 거의 60년 전이죠.
최근에는 신탁회사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된 상태였어요.
아마도 이 건물의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 기록을 찾아보니,
과거에는 경남 양산의 한 종교단체가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었다고 하네요.

📸 1970년대 울산 항공사진 속에도 등장!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예전에 수집해둔 1970년대 울산 남구 항공사진을 들춰봤는데요—
놀랍게도!
그 시절 사진 속에도 이 건물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더군요.
하얀색 외벽에 종탑 실루엣까지 뚜렷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이 일대가 논밭과 단층가옥뿐이라,
이 교회는 그야말로 **‘현대식 최신 건물’**이었을 거예요.


🕰️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
같은 사진 속, 노란색 동그라미 부분에 있던 건물은
지금의 울산 남구 문화원 자리입니다.
그곳은 여전히 잘 유지되고 있지만,
이 교회 건물만은 세월의 흔적 속에 조용히 잊혀지고 있네요.
울산 신정동의 오래된 골목길 속에 숨겨진
이 작고 낯선 교회 건물은,
그저 낡은 폐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기억과 시대의 흔적이 깃든 공간이었습니다.
언젠가 철거되더라도,
그 종탑 아래에서 울리던 종소리와 사람들의 발자국은
사진과 기록 속에 오래 남겠죠.
다음에는 또 다른 울산의 오래된 건축 이야기를 찾아서 돌아오겠습니다 :)
'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유럽과 미국이 먼저 겪은 ‘보유세의 역설’ (0) | 2025.10.24 |
|---|---|
| 울산의 산업화 시대를 품은 공간, 한국석유공업 사택 이야기 (0) | 2025.10.10 |
| 울주군에서 실거주하기 좋은 곳 TOP3 (0) | 2025.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