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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고 나서 복도가 영 허전했습니다.
가구를 들이고 정리를 마쳤는데도 뭔가 빠진 느낌. 결국 답은 그림이었습니다.
벽에 그림 한 점만 걸어도 공간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직접 이사를 해보고 나니 그 말이 뼈저리게 와닿더라고요.


마침 울산에서 아트페어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년에도 한 번 가봤던 울산국제아트페어. 그때는 구경 위주로 가볍게 돌아봤는데, 이번엔 목적이 생겼습니다.
복도에 걸 그림 한 점, 예산은 100만원. 이 정도면 뭔가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UECO로 향했습니다.
2026 울산국제아트페어
| 행사명 | 2026 울산국제아트페어 (UiAF 2026) |
| 장소 | 울산전시컨벤션센터 (UECO) |
| 주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읍 울산역로 255 |
| VIP 프리뷰 | 2026년 6월 18일 (목) 15:00 ~ 20:00 |
| 일반 관람 | 6월 19일 (금) ~ 20일 (토) 11:00 ~ 19:00 |
| 6월 21일 (일) 11:00 ~ 17:00 | |
| 입장료 | 일반 1일권 20,000원 |
| 주차 | 행사 기간 중 무료 |
| 슬로건 | Collect Art, Collect Value |

UECO, 처음 가봤을 때 솔직한 인상
작년에도 다녀왔지만 사실 UECO 자체에 대한 인상을 제대로 정리한 적이 없었습니다.
시설 자체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넓습니다. 전시 공간도 쾌적하고 내부 동선도 나쁘지 않았어요.

다만 솔직히 말하면 접근성은 좀 아쉽습니다. KTX 울산역과 가깝다고는 하지만, 울산 시내 쪽에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시간이 꽤 걸립니다.
행사 기간 중에는 셔틀버스도 운행하니 이 점은 미리 확인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주변 편의시설도 많지 않아서 행사 외에 뭔가를 더 즐기려면 계획을 따로 짜야 합니다.
내부 부대시설도 풍부한 편은 아니라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미리 감안하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시장 입구 쪽에 무료 물품보관함이 마련돼 있다는 것. 짐이 있다면 넣어두고 가볍게 관람할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꿀팁
행사 기간 중 주차는 무료로 운영되니 자가용 이용이 가장 편합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셔틀버스 운행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 두는 걸 추천드려요.

작년이랑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 올해 분위기
페어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작년이랑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걸 바로 느꼈습니다.
작년에도 나름 볼거리가 있었지만 솔직히 그렇게 뜨거운 열기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입장하자마자 사람도 많고, 갤러리 부스마다 관람객들이 꽤 붐볐습니다.
그냥 구경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진짜 작품을 사고 논의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할까요?
갤러리 직원분들도 열심히 작품 설명을 하고 계셨고, 실제로 벽에 판매 완료 표시가 붙은 작품들도 군데군데 보였습니다.

올해 행사 규모를 보면 왜 그런지 이해가 됩니다. 국내외 75개 갤러리가 참여해 약 4,0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고, 특별전도 16개나 마련됐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어요. 해외 9개국 갤러리까지 참여하면서 다양성도 확실히 넓어진 느낌이었습니다.

도슨트와 함께 돌아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림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
작품 앞에서 "예쁘다", "색감이 좋다" 정도의 감상이 전부인 수준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작가가 이 작품을 왜 만들었는지, 어떤 소재를 어떤 의도로 사용했는지를 듣고 나서 보는 작품은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그냥 지나쳤을 것 같은 작품도 설명을 듣고 나면 한참 더 들여다보게 되고, 작가가 담으려 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림을 고르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그냥 예쁘다고 고르는 것과, 이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알고 고르는 건 다른 문제니까요.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도슨트 투어부터 시작해 보시는 걸 강력 추천드립니다.
꿀팁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은 행사장 내 전광판이나 안내 부스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람 전에 시간표를 먼저 체크해두시면 동선을 짜기 훨씬 수월해요.
주요 볼거리

13m 초대형 설치작품 — 고래낙하
전시장 중앙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잡아끄는 작품이 있습니다.
설치미술가 강재준 작가의 작품 <Whale Fall>, 우리말로 하면 고래낙하입니다.
길이만 약 13m에 달하는 초대형 고래 형상의 설치 작품인데, 소재가 흥미롭습니다.
폐플라스틱 등 업사이클링 재료를 활용해 만든 작품으로, 고래가 죽은 뒤 자신의 모든 것을 바다에 환원하는 특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환경 문제와 순환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는 걸 알고 보면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됩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 해파리 모양 의자도 강재준 작가의 작품입니다. 스케이트보드 양 끝단을 잘라 만든 것으로, 젤리피쉬와 스케이트를 합쳐 '젤리스케이트'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작품이면서 실제로 앉을 수도 있습니다.

널위한문화예술 특별전 — 동시대 먹그림
솔직히 먹그림이라고 하면 고루하고 딱딱한 느낌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 부스 앞에 서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먹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구나 싶었거든요.
정용국, 손승범, 류승주, 최수경 작가 4인이 참여한 특별전으로, 먹과 채색, 장지와 여백이라는 전통적인 조형 언어 위에 동시대의 감각을 얹은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단순히 한국적인 미감을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회화가 관람자의 시선을 어떻게 붙잡고 머물게 하는지를 몸으로 느끼게 하는 전시였습니다.

전통과 현대, 정적과 에너지 사이를 오가는 작품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으니, 지나치지 말고 꼭 한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울산 작가 기획전 — 스타즈 울산 (STARS ULSAN)
울산 작가들의 작품만 모아놓은 기획전이 따로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울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5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인데요, 들어서는 순간 다양한 색상의 작품들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면서 꽤 화려한 인상을 줬습니다.




UiAF가 2024년부터 울산 지역 작가들에 주목해 매년 기획해오고 있는 특별전이었습니다.
각기 다른 개성과 미학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이 한 공간에 모여 있으니, 울산 미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가늠해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미대 졸업작품 특별전 — 5년 더 (5 Years More)
UiAF와 널위한문화예술이 함께 기획한 미대 졸업작품 특별전입니다.


졸업 후에도 계속 작업을 이어온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인데요, 제목처럼 졸업 이후 5년을 더 버텨온 작가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졸업 작품전이라고 하면 왠지 아직 덜 익은 느낌을 먼저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졸업 이후 시간이 쌓이면서 작품이 더 깊어지고 흥미로워진 게 느껴졌습니다.
신진 작가들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흐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섹션입니다.


예비 작가 지원 전시 — ARTISTART 2026
Art, Artist, Start의 합성어인 ARTISTART는 예술대학 졸업생들이 작가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된 KT&G 상상마당 부산의 작가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고, 14개 예술대학 16개 학과 총 36명의 예비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번 울산국제아트페어에서는 그 중 18인의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막상 들어가 보니 마음에 드는 작품이 아주 많았습니다.
아직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자유롭고 실험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소장 목적으로 방문하신다면 이쪽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앞으로 이름을 알려나갈 작가의 작품을 먼저 발견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미디어아트 특별전 — 빛으로 빚은 대자연
규모가 크고 몰입감이 상당한 미디어아트 특별전도 마련됐습니다.

생동감 있는 자연 이미지들이 대형 화면을 채우는 방식인데, 미술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예요.

1호 작품 장터
작가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특별 부스로, 모든 작품이 저렴하게 판매되었습니다.




소품 하나 소장해보고 싶은 분들께는 부담 없이 시작해볼 수 있는 코너입니다.

김충재 특별전
거울을 활용한 설치 작품들로 구성된 특별전입니다.

부스 안에 들어가면 물체에 비친 관람객들이 서로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시각적 효과가 인상적입니다.




행사장 중간중간에는 스낵등을 먹을수 있는 작은 매점과 카페도 자리잡고 있어서 잠시 쉬었다 다시 전시에 집중 할수가 있었습니다.


100만원 들고 갔다가 명함 한 장 들고 왔습니다
사실 이번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그림 구매였습니다.


이사하고 나서 복도가 허전해서 딱 한 점만 골라보자는 생각으로 갔어요.
예산은 100만원. 아트페어니까 이 정도면 뭔가 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판매 완료였어요.
작년에 방문했을 때는 판매 완료 표시가 이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행사 내내 활발하게 판매가 이뤄진 모양이었습니다.



뒤늦게 간 게 조금 아쉬웠어요.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면 보는 눈이 초보여도 마음에 드는 건 다 비쌉니다.
이건 어디서나 통하는 법칙인 것 같아요. ㅎㅎ


100만원이면 나쁘지 않은 예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서 눈에 들어오는 작품들은 예산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완전히 헛걸음은 아니었습니다.
마음에 든 작가분께 명함을 받아왔거든요. 나중에 직접 갤러리로 찾아가 볼 생각입니다.

아트페어에서 바로 구매하는 것보다 작가 갤러리를 직접 방문하는 쪽이 더 다양한 작품을 보고 고를 수 있기도 하고,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니까요.
꿀팁
작품 구매가 처음이라면 아트 컨시어지 서비스를 활용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산과 취향에 맞는 작품을 전문가에게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작가를 발견했다면 명함을 받아두세요. 나중에 갤러리를 직접 방문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방법입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작년에도 왔었는데 올해가 훨씬 좋았습니다.
규모도 크고, 분위기도 활기차고, 프로그램도 알찼어요. 도슨트 투어 덕분에 그림을 고르는 눈도 조금은 생긴 것 같습니다.
그림 구매는 이번에 못 했지만, 오히려 좋은 작가를 발견하고 명함을 받아온 게 더 값진 수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에 그 갤러리를 방문해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천천히 고를 생각이에요.

울산에서 이런 행사가 열린다는 게 솔직히 처음엔 좀 의외였는데, 이제는 매년 챙겨보고 싶은 행사가 됐습니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올 것 같아요.
끝으로 그외 작가님들의 작품 사진들을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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