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3회 울산 중구 다운동 아름다운 십리 벚꽃축제 다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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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모든것

제13회 울산 중구 다운동 아름다운 십리 벚꽃축제 다녀왔어요

비 오는 날도 막을 수 없었던 벚꽃 나들이

올해 벚꽃 시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매년 이맘때면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두고, "올해는 꼭 벚꽃 제대로 즐겨야지!" 하고 마음을 먹거든요.

그런데 하필이면 축제 당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창문 너머로 촉촉하게 젖어가는 하늘을 보면서 "아… 오늘 어쩌지?" 하고 한숨이 절로 나왔어요.

날씨 앱을 새로고침하고 또 새로고침하면서, 혹시라도 오후엔 맑아지지 않을까 간절히 바랐죠.

주변 사람들도 "비 오는데 가?" 하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도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비가 좀 온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그렇게 반신반의하면서도 마음을 굳게 먹고 다운동으로 향했는데, 역시 가기를 잘했다 싶었어요.

오후가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빗줄기가 점점 약해지더니,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간 즈음엔 비가 완전히 그쳐버렸거든요! 하늘이 축제를 응원해주는 것 같아서 괜히 뭉클했달까요.

비가 갠 직후의 하늘은 정말 묘하게 아름다웠어요. 구름이 아직 가득했지만 그 사이로 은은한 빛이 내려앉으면서, 빗물을 머금은 벚꽃잎들이 촉촉하고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어요.

화창하게 맑은 날의 벚꽃도 물론 예쁘지만, 비가 갠 직후의 벚꽃은 뭔가 다른 감동이 있어요. 더 투명하고, 더 청초하고, 더 애틋한 느낌이랄까요.

결국 올해 제13회 아름다운 십리 벚꽃축제는 그렇게, 비를 이기고 성공적으로 막을 올렸답니다.


사실 하루 전날도 다녀왔어요 — 만개한 벚꽃의 감동

저는 축제 전날에도 미리 다운동을 다녀왔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그날의 풍경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서 축제 당일에도 또 발길을 향하게 된 것 같아요.

전날의 벚꽃은 정말이지 완벽한 만개 상태였어요.

 

꽃봉오리 하나 남김없이 전부 활짝 피어있는, 그야말로 벚꽃의 절정이었달까요.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가지마다 하얗고 분홍빛 꽃들이 가득 달려있고, 바람이 조금만 스쳐도 꽃잎들이 눈처럼 후두둑 떨어져 내렸어요.

 

그 꽃비 맞는 느낌이 얼마나 설레던지, 걷다가 멈추고 그냥 한동안 하늘만 올려다보기도 했어요.

길 위에는 이미 하얀 꽃잎들이 소복소복 쌓여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그 꽃잎들이 다시 살랑살랑 날려 올라가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사진을 찍으면 찍는 족족 전부 다 작품이 되는 그런 날이었어요.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이대기만 해도 배경이 예쁘니까, 사진 못 찍는 사람도 그날만큼은 인생샷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길을 따라 쭉 늘어선 벚나무들이 서로 가지를 맞대며 만들어내는 터널은 걷는 내내 탄성을 자아내게 했어요.

터널 안쪽으로 들어서면 온 세상이 분홍빛과 흰빛으로 물들어버리는 느낌이거든요.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도, 옆에 나란히 걷는 사람도, 모든 것들이 꽃빛 아래서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았어요.

이런 걸 두고 '봄에 취한다'고 하는 건가 싶더라고요.

"아, 내일 축제날에도 이 벚꽃이 이대로 남아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랐는데, 다음 날 비가 내린 덕분인지 꽃잎들이 쉽게 지지 않고 더 오래 머물러줬어요.

때론 비도 고마울 때가 있다는 걸, 이번에 새삼 느꼈답니다.


십리 벚꽃길, 걸어보셨나요?

다운동의 벚꽃길은 정말 '십리'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아요.

 

십리면 약 4킬로미터인데, 그 긴 길 내내 벚꽃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는 게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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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 벚꽃 명소들은 짧게 한 구간만 예쁜 경우도 많은데, 이곳은 걸어도 걸어도 벚꽃이 계속 나오니까 질리기는커녕 자꾸만 더 걷고 싶어지는 마법 같은 길이에요. (삼호교를 지나 다운동쪽으 걸어가시면 더 많은 벚꽃들을 볼수가 있답니다.)

 

비가 그친 오후의 벚꽃길은 더더욱 환상적이었어요.

 

공기는 비 덕분에 맑고 청명하게 씻겨있는 다운동 일대 벚꽃의 모습!

빗물을 머금어 더욱 투명하고 선명하게 빛나는 꽃잎들, 길 위에 수북이 깔린 꽃잎 카펫, 그리고 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으며 웃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걸으면 걸을수록 마음속 어딘가가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었어요.

아이들 손 잡고 천천히 산책하는 가족들,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걷는 커플들, 혼자 이어폰 끼고 조용히 사색하며 걷는 분들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이 길은 어떤 방식으로 걸어도, 누구와 함께 걸어도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인 것 같아요.

걷다 보면 자꾸 발걸음이 멈춰지는 순간들이 있어요. 꽃잎이 유독 예쁘게 쌓인 벤치라든가, 나뭇가지가 아치처럼 드리워진 구간이라든가, 강과 벚꽃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인트라든가. 카메라를 꺼내 들지 않을 수가 없는 풍경들이 곳곳에 숨어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길을 걷게 되더라고요.


태화강변 유채꽃도 활짝 피어있었어요!

벚꽃만 봐도 충분히 황홀했는데, 올봄엔 태화강변 유채꽃도 함께 반겨줘서 감동이 두 배였어요.

 

강변을 따라 샛노랗게 펼쳐진 유채꽃밭을 처음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와!" 하는 탄성이 나왔어요.

분홍빛과 흰빛의 벚꽃들 사이에서, 선명한 노란색 유채꽃이 펼쳐진 대비가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색감이 완전히 다른 두 꽃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은, 마치 누군가가 정성스럽게 색을 골라 칠한 수채화 같았어요.

 

유채꽃밭 앞에서는 사진 찍으려는 분들이 줄을 설 정도였어요. 노란 꽃밭을 배경으로 찍으면 어떻게 찍어도 화사하고 예쁘게 나오거든요. 

태화강 특유의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유채꽃밭을 거닐다 보면, 여기가 정말 울산 시내 한복판이 맞나 싶은 기분이 들어요.

 

도시 한가운데에 이런 자연의 풍경이 있다는 것 자체가 울산만의 큰 축복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벚꽃길 걷고 나서 태화강변 유채꽃까지 들러보시면 봄 나들이로는 정말 완벽한 코스랍니다.


전날부터 열심히 축제가 준비중이였는데요. 비가 와서 취소가 될까봐 미리 다녀왔었는데~

다행히도 축제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축제 현장은 이런 느낌이었어요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니 이미 사람들의 활기와 공연 소리, 그리고 먹거리 냄새가 한데 어우러져 완전한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마술사 오장욱 선생님의 공연이었어요. 저글링부터 시작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마술들이 연달아 펼쳐지는데, 어른들도 아이들도 입을 딱 벌리고 구경하다가 박수를 터뜨리고, 또 박수를 터뜨리고. 분위기가 얼마나 신나던지...

지나가던 분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모여들더라고요. 특히 저글링 퍼포먼스는 정말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되는 수준이었어요!

이어진 늘푸른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도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힘차게 내지르는 발차기 소리, 격파 시범에서 터지는 박수 소리, 그리고 선수들의 진지한 표정까지. 저도 모르게 "이야!" 하고 감탄사가 나오는 공연이었어요. 태권도가 스포츠이면서 동시에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 시간이었답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가장 감동받은 무대는 다운초 학생들의 난타와 댄스 공연이었어요. '학생들이니까 귀엽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니까 박자도 칼같이 맞고 표정도 당당하고 실력도 진짜 수준급이더라고요!

저 어린 친구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응원하는 부모님들의 함성 소리도 더해져서 무대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답니다.


벚꽃길 걷기 스탬프 투어도 참여했어요

벚꽃길 걷기 스탬프 투어는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예요.

 

사회자 선생님의 신나는 진행 속에 참가자들이 벚꽃길을 따라 걸으면서 스탬프를 모으는 건데, 단순히 걷는 것 같아도 스탬프를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비가 갓 그친 직후라서 길이 살짝 촉촉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벚꽃길을 걸을 수 있었어요.

스탬프 투어를 하면서 만나는 벚꽃 포인트마다 사진을 찍고, 앞서 걷는 분들과 가볍게 인사도 나누고. 동네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같은 길을 걸으며 봄을 즐기는 그 분위기가 참 따뜻하고 정겨웠어요.


체험부스 — 손이 열 개라도 모자라요!

행사장 한편에 펼쳐진 16개의 체험부스는 그야말로 볼거리, 만들거리, 즐길거리의 천국이었어요.

 

제일 먼저 향기디자인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벚꽃 방향제 만들기 부스로 달려갔어요. 벚꽃 향을 담은 방향제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인데, 줄이 어찌나 길던지요! 그래도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직접 만든 방향제에서 은은한 벚꽃 향이 솔솔 퍼져 나오는 게, 집에 가져와서도 방 안에 봄이 가득한 느낌이랄까요. 

중구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한 벚꽃 손수건 만들기 부스도 정말 인기 만점이었어요.

손수건에 벚꽃 패턴을 직접 찍어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건데, 어르신들이 차분하고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어요. 완성된 손수건을 펼쳐 보이며 자랑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얼마나 뿌듯해 보이던지요.

 

하다교육 부스의 가상현실(VR) 체험은 아이들에게 단연 최고의 인기 코너였어요. VR 기기를 쓰자마자 "우와!" "진짜 같아요!" 하는 탄성이 터져 나오는데, 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도, 체험하는 아이들도 다들 행복해 보였어요. 로봇 축구 코너도 아이들이 신기해하며 몰려들어서 부모님들이 아이 손 붙잡느라 바빴답니다.

 

어르신들에게는 건강체험 홍보관이 인기였어요. 홍구보건소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건강 정보도 알려주시고, 혈압도 재주시고,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이 따뜻했어요.

축제 오면서 건강 체크까지 하고 가는 1석 2조! 타로카드 체험이나 사진 인화 서비스 같은 부스들도 오가는 길에 가볍게 들르기 좋았고요.

 

새마을협의회의 떡메치기 체험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한번씩 도전해보는 코너였는데요, 떡메를 들었다 내리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얼마나 환호성이 터져 나오던지, 주변까지 덩달아 신이 났어요.


먹거리장터 — 비 맞은 몸을 녹이는 따뜻한 한 그릇

체험을 실컷 즐기고 나니 배가 출출해져서 자연스럽게 먹거리장터 쪽으로 발걸음이 향했어요.

 

새마을부녀회에서 정성스럽게 운영하는 먹거리장터에는 시락국밥, 부추전, 가오리 무침 등 정겨운 음식들이 가득했어요. 비가 와서 몸이 살짝 차가워진 상태였는데, 시락국밥 한 그릇이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었어요.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 떠 넣는 순간 온몸이 사르르 녹는 느낌이랄까요.

 

집에서 먹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나는 게, 축제 현장에서 먹으니까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부추전도 빠뜨릴 수 없어요.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부추전 한 장에 막걸리 한 잔이면 봄 축제의 분위기가 완성되는 느낌이잖아요. 주변에 앉아 같이 먹는 낯선 분들과도 자연스럽게 말이 트이고, "어디서 오셨어요?" "벚꽃 예쁘죠?" 하는 대화가 오가는 것도 축제의 묘미인 것 같아요.

행사장 내 8개소에 걸쳐 운영된 프리마켓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손으로 만든 소품들, 귀여운 소품들, 봄 느낌 물씬 나는 아이템들이 가득해서 지갑이 자꾸 열리는 위험한(?) 구역이었답니다.


마치며 — 봄이 주는 선물 같은 하루

비가 와도, 날이 흐려도, 벚꽃은 벚꽃이에요.

 

아니, 어쩌면 비가 내린 날의 벚꽃이 더 오래,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전날 만개한 벚꽃의 황홀함, 비가 갓 그친 촉촉한 벚꽃길의 청초함, 태화강변을 물들인 샛노란 유채꽃의 싱그러움,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웃고 즐긴 축제의 따뜻함까지. 하루에 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다운동 십리 벚꽃길은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울산 사람들의 정겨운 봄 풍경을 잘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상업적이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축제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거든요.

매년 이 계절이 되면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하게 되는 이유가 분명 있더라고요.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또 이 길을 걸으러 오고 싶다는 생각이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울산에 봄이 왔다면, 다운동 아름다운 십리 벚꽃길은 꼭 한 번 걸어보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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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태화강 국가정원 공영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시가 없습니다. 

강가쪽이라 침수위험때문에 아래쪽 공영주차장이 아닌 노상 길거리 주차장에 전기충전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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